내가 미투데이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되었다. 간단한 생각과 감상을 적을 수 있으면서 사람들이 얼마나 공감하는지 알 수 있는 서비스로만 생각했다. 처음으로 달린 만박님의 댓글, "딜리셔스보다 더 나은 용도로 미투데이를 쓰실 수 있게 되면 좋겠네요"는 단순히... 내가 소유하고 있는 홈페이지를 딜리셔스로 걸어놨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내가 미투데이를 더 활발하게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의도라고 생각했었다(이수만의 "보아 많이 사랑해주세요^0^" 정도?). 현재 미투데이는 초대를 받은 몇몇 이용자들의 근무시간 죽이기 네트워크로 활용되고 있다. likejazz님의 글(미투데이(me2day)의 이용행태)에서 조금 엿볼 수 있다. 이게 우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이 전해지는 건 사실.

나는 미투데이에 친구가 없다(친구들이라고 되어있지만 사실은 친구인지 잘 모르겠음). 그래서 위의 방법으로 미투데이를 사용하는 건 재미가 없다. 그리고 까놓고 말하면 한번 본 적도 없이 웹에서 좋은 말만 써주고 재치를 뽐내는 친구들끼리 비위맞춰주는 건 재미가 없다. 3개월 전 까지만 해도 알지 못했던 동네양반들 회사에서 만나서 비위맞춰주는 것도 짜증나는데 내맘대로 바닥인 웹에서까지 그러는건 얼마나 짜증나는 일이야.

이렇게 실망했다면 쓰지 않는 것이 맞다. 그런데 계속 써봐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intherye님의 딜리셔스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나는 딜리셔스를 이용하면서 그냥 북마크정도로만 사용하는데, 링크의 갯수는 많지만 그중에서 다시 활용되는 링크는 잘 없는 편이다. 그 링크를 저장하고 태그만 달았지 자세한 설명을 적지 않아서 기억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intherye님의 딜리셔스는 링크와 설명과 태그가 기록되어 있는 완벽한 웹로그라고 생각한다. 결정적인 약점이라면 다른 이용자들과 연결되어 있지 않고, 페이지 자체는 열려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접근하기는 쉽지 않는 웹로그라는 점이다. 물론, 딜리셔스에도 network 기능이 있다. 미투데이의 상호친구먹기 방식이 아니라 원사이드러브모드도 가능한 쏘오셜네트워크. 업데이트도 많지만 딜리셔스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한국사람이 많지 않아서 거미줄 한번 엮어볼라 해도 잘 안된다(근데 중국인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나를 링크해줬다는 건 약간 감동이었다. 내 링크가 쓸모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켰으니까)

미투데이는 우리나라 안에서 딜리셔스의 발전형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링크만이 아니라 간단한 메모를 할 수 있어 링크없는 기록이 가능하고, 어떤 사건에 대한 태그를 달아 지속적으로 글을 추가하면 그 사건을 쫓아가는(tracking) 일지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월별/일별 글보기가 가능하므로 그 날 자신의 내공을 평가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미투데이에서는 기사나 스크랩의 긴 글을 보기 전에 미투데이의 150자 이내 요약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선택적인 정보의 습득이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댓글로 반응이 가능하고, 링크의 우수성은 미투의 갯수로 가중치를 줄 수 있다. 곳곳에 널려있는 지식과 정보를 모아서 링크해주고 요약하며 발전시켜 포스팅한 글을 볼 수 있는 서비스라니, 결과만 딱딱 보여주는 회장님 대접을 받는거다. 일개 사원 주제에-0-;; 결과만 딱딱 받아보면 좋겠지만 내공을 쌓지 않으면 언젠가는 체한다.

미투데이 창시자께서는 어떤 이용형태를 바라셨는지는 모르겠다. 아직 정식 오픈은 하지 않았지만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주사위는 던져졌고 어떻게 굴러갈지는 하늘에 맡겨야 할 판(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 적절한 모범사례만 있으면 롱런할꺼다. 지금처럼 개발판에서 노는사람들만 득시글거리면 딱 질색, 나는 어차피 민간인이니까 슬쩍. 그래도 우리의 호프 레진님이 활약해주시면 또 얘기는 달라지겠지 뭐. 아놔 글 왜케 길어.
Posted by 빵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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